영화 남한산성과 어릴때 보던 사극 대명

Posted by 놀이터 추억보관소
2017.11.13 06:47 사극과 다큐/영화

영화 남한산성을 봤습니다. 

요즘 정통사극이 지상파에서 사라지면서 대단한 갈증을 느끼고 있습니다. 간간히 나오는 영화들이 있긴하지만 역시 역사는 드라마로 보는게 제맛입니다. 특히 KBS는 예산타령에 앞서 수신료를 기반으로 판권과 시청률이 우선적인 퓨전사극이 아닌 대하사극을 빨리 재개하길 기대합니다. 정통적인 사극은 방송 산업이 커지면서 출연료 문제등 예산이 비대해진데다 한류드라마처럼 수출도 용이치 않은데다 제작비용이 높다하지만 교육차원에서라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길 기대합니다.


남한산성은 모두 아는것처럼 병자호란때의 이야기입니다. 위기에 처한 국가와 아무래도 광해군의 줄타듯 오가던 실리외교와 비교되는 인조는 임진왜란 당시의 선조와 더불어 현재 조선시대 군주중에 나라 말아먹은걸로 제일 욕을 먹는 임금이기도합니다. 사극에서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폭군 연산군보다 이미지는 더 안좋습니다.. 임진왜란의 여파와 교훈이 아직은 남았다고도 할수있는 시점이었고 애매한 명분의 반정으로 일어섰기에 아무래도 정통성의 문제가 있었는데 이로인해 인조는 더더욱 명나라와의 관계를 중시하고 실리보다 강한 명분을 중심으로 자신의 지지기반을 지키기에 급급했습니다. 

국제관계에서 힘없는 상태에서 명분으로 버팅김만큼 허망한것은 없다는걸 보여준게 병자호란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국가적으로도 막대한 피해가 있었고 가장 뼈아픈건 피로인으로 불리는 양민들이 50만명이상 청으로 끌려갔고 부녀자들은 말할수 없는 치욕을 당한 전쟁이었습니다. 9년전 이미 정묘호란으로 징후가 있었기에 어느정도 외교나 군사를 대비할 수 있던 전쟁이었음에 더욱더 당시의 군주였던 인조의 리더쉽에대해 좋게 볼수 없는 부분입니다.



병자호란 이야기를 처음본건 어릴때보던 KBS 대하사극 대명이었습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건 최명길과 김상헌의 대립이었고 국민학생이던 당시에는 능력있고 실리적인 소현세자보다는 아우인 봉림대군 효종의 북벌의지를 더욱 강하게 각인시켰습니다. 당시 기억나는 인물이 최명길(김성한) 김상헌(임동진) 효종(김흥기)이고 나머지 인물은 거의 기억이 나지않는걸보면 결론적으로 국가에 충성이라는 이미지를 강하게 심었던 드라마였습니다. 당시 신군부를 등에업은 전두환 집권시절이었으니... 이런 배경을 빼놓더라도 최명길과 김상헌의 실리와 강직함의 대결은 강대국에 둘러쌓인 우리의 지정학정 입장을 고려하면 정치적 상황에 따라서 항상 발생할수있는 의견대립입니다.


영화로접한 남한산성은 오히려 소설로 읽었으면 더욱 상상력을 극대화할수 있었을듯.. 아직 원작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무거운 주제에 치열한 논리대결이 이루어져야하는 대신간의 치밀한 전개가 있어야하는데 2시간 남짓한 영화로는 아무래도 조금은 부족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윤석과 이병헌의 한치 흐트러짐없는 연기에도 아쉬움이 남았던건 아무래도 생각보다 인조가 불안정한 모습보다는 너무 차분하고 진중했는데 대신에 그역할을 영의정 김류가 생각보다 심한상태로 찌질하게 받았기 때문인듯... 

영의정 김류는 알고있는 것과 비슷하게 나오긴했는데 임진왜란당시 신립과 함께 탄금대에서 끝까지 싸우며 무인답게 최후까지 항전하던 김여물 장군의 아들이라는게 믿기지 않는 인물.. 사람은 기본 성정도 중요하지만 환경도 제법 중요한데.. 인조반정 공신인 김류의 아들 김경징의 방심과 탐욕으로 강화도로 가는길이 막혔고 결국 왕실가족들도 인질로 잡힌것이 인조의 적극적인 항전의지를 꺽어놓은 집안...

마지막에 김상헌이 자결을 하는데 할복하듯하는 모습은 우리나라 정서에 맞지 않는데... 더구나 김상헌은 자결이 미수에 그쳐 생을 마감하지않고 청나라에 삼학사와 같이 갑니다.

서로 다른 주장을 펴는 충신이라는 모습은 조선이라는 나라의 특징을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릴때부터 조선이라는 나라는 구태의연하다는 이미지를 크게 가져왔지만 역사적 사실들을 알게되면 오백여년을 이어온 강한 생명력의 줄기를 볼수있습니다. 헌신하는 사람들이 자기 능력을 보여줄때 가능한것입니다. 비록 누란의 위기였고 대부분이 일신의 안위를 걱정하는 평범한이들이었다면 이를 타개하기위해 자신의 방향에서 혼신의 힘을 다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영화 남한산성 예고편




아이들이나 역사에 관심이 많지 않다면 지루할수 있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신파조나 지나친 사명감의 강조등 계몽적 요소없이 나름 균형잡힌 시각을 지니고 있고 역덕들에게는 고증부분에 있어 후한 점수를 받은 영화입니다. 정통 사극이 끊어진 마당에 앞으로는 짧게나마 영화에서라도 보게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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